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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수요일 오후2시 면접 보러 오세요”
2009.04.0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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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업체는 동남아 이러닝(e-Learning) 사업도 하고 있는데 영어 구사 능력은 어떤가요?”

웃으면서 대화를 주고받던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에 구직자 김 모 씨가 바짝 긴장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합니다만…, 업무상 더 필요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지난 1일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 ‘미니 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구직업체 인사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박준수>

지난 1일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미니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이달부터 매월 첫째 수요일 오후 2시~5시 미니 취업박람회 ‘서울 잡(Job) 2 투(to) 5’ 행사를 연다. 구인업체 담당자가 구직자를 현장에서 직접 면접해 채용하는 자리다.

4개 구인업체와 100여 명의 구직자들이 찾은 이날 첫 미니 박람회장은 여느 대기업 면접 현장 못지않게 열기로 가득했다.

구인업체들은 각각 웹 기획자, 마케팅 사무원, 경리 사무원, 빌딩 경비원 등으로 일할 인재를 찾고 있었다.

“누구나 면접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번호표를 손에 들고 순서를 기다리는 구직자들은 이제 막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부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60세 이상의 장년까지 다양했다. 기다리는 모습도 각양각색.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사람, 초조함을 잊으려 엄한 휴대전화만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는 사람…. 한 할아버지는 담배 냄새를 없애려고 입에 은단을 털어 넣었다.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참가자들.

“그냥 앉아만 있으니 떨린다”는 황성미(26)씨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박람회에 참가했다.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일자리 홈페이지 워크넷(www.work.go.kr)에 이력서를 등록한 게 계기가 됐다.

황 씨는 서비스 직종에 4년 동안 근무하다 경리직으로 진로를 바꿨다. 잠시 쉬는 동안 노동부 지원으로 사무 관련 프로그램을 수강하기도 했다. 황 씨는 “자기개발 프로그램에 이어 면접 자리까지 알게 돼 노동청에서 주관하는 구직자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며 “이 박람회가 소규모라도 자주 열리는 게 구직자들에게는 피부로 와 닿는 도움”이라고 말했다.

경비 경력 6년차인 60대 아저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도 요즘 경비직은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60세 이상이 주를 이뤘던 경비직에 명예퇴직 등을 이유로 40대들도 등장하기 시작해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한다.

그동안 제출한 이력서만 100통이 더 된다는 그는“경비직 자리가 어쩌다 하나 생겨도 알선 회사를 통해 몇 차례 거쳐야 면접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60대 이상 지원자들도 빌딩 경비직에 지원하기 위해 몰렸다.

지난 1월 이후 웹 마스터 분야로 구직 활동 중인 윤영민(35)씨도 워크넷을 통해 이번 박람회를 소개 받은 경우다. 윤 씨는 “이번 박람회는 이력서 제출 후 바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회사가 필요한 인재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어 채용 여부를 떠나 귀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정병권(32)씨는 웹 마스터 관련 일을 하다 건강이 안좋아져 3년을 쉬었다. 건강은 조금씩 회복했지만 장애등급 판정을 받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정 씨는 “면접을 볼 수 있어 좋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이고 의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구직업체 “‘헝그리 정신’ 있는 구직자 찾아요”

구직업체 입장에서도 이런 박람회 자리는 숨은 인재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유진 (주)육서당과 사람들 과장은 “중소기업이 회사 규모는 작아도 업무 강도는 대기업과 비슷하다보니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떠나는 사람도 많다”면서 “함께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헝그리 정신’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노동청이 주관하는 박람회에는 실패도 겪어 보고 일자리를 갈망하는 사람이 많아 우리에게 맞는 인력을 찾기 쉽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는 구직자들 표정은 하나 같이 밝아보였다.


◆“잡 2 투 5, 매주 수요일 열렸으면”
[인터뷰] 장의성 서울지방노동청장

박람회에 참석한 장의성 서울지방노동청장.
“‘잡(Job) 2 투(to) 5’ 행사가 매주 수요일마다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1일 박람회장에서 만난 장의성 서울지방노동청장이 의욕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까지 12회 열린 청계천 잡 페어(Job Fair)를 통해서도 500여 명 정도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았습니다. 기회의 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장 청장은 직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연결 고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미 ‘청계천 잡 페어’와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개최하고 있는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가 최근 ‘잡 2 투 5’ 취업 박람회 행사를 하나 더 기획하게 된 이유다.

이번 박람회는 구직자들이 좀 더 자주 주소지 가까이 있는 고용지원센터에서 다양한 업체를 만나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사실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다. 구인 업체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업체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현재 인지도는 낮더라도 내실 있는 업체를 찾아야 하는 데다 중소기업의 비정기적인 채용 시기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 청장은 “업체 확보가 쉽지 않지만 오늘 열린 '잡 2 투 5' 반응이 뜨거워 힘이 난다”며 “이번 행사가 작지만 실속 있는 박람회로 정착해 많은 업체와 구직자들이 고용지원센터를 믿고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옥자 취업지원과장.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는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시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취업 상담에서부터 알선까지 종합적인 지원과 함께 면접 컨설팅, 취업 의욕을 높이기 위한 집단 상담, 청년 뉴스타트(New Start) 프로그램 등 알짜 정보를 한 곳에서 얻어갈 수 있도록 했다.

안옥자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과장은 “한 명이라도 더,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일입니다. 제발 찾아오셔서 취업지원과 식구들을 괴롭혀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미니 취업박람회는 매월 첫 번째 수요일 오후 2시~5시 서울 지역 모든 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다. 현장면접에 참여하는 기업과 채용 정보는 서울 지역 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청계천 잡페어 홈페이지(www.jobfair.or.kr)에서 매월 첫 주 월요일에 확인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행사 전 금요일까지 가까운 고용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이외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www.jobcenter.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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