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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지속가능한 딴따라 되려면…”
2009.04.24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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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2030세대들이 ‘지속가능한 딴따라’로 살 묘안은 뭘까. 젊은이들은 이런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공헌할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문화예술분야의 창조적 정책대안을 찾기 위해 개최한 ‘젊은 문화포럼’ 두 번째 세션이 지난 22일 ‘젊음’과 ‘문화’의 상징 서울 홍대앞 카페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에서 열렸다.

‘문화예술계 젊은이들의 사회적 미션’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2~30대 젊은이들과 선배들이 모여 진지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대화를 풀어갔다. 참가자들은 문화 활동을 ‘잔잔한 호수에 끊임없이 돌을 던져 파문을 만드는 행위’로 정의했다. 가만히 두면 고여 있어 썩을 수밖에 없는 호수를 계속 깨어있게 만드는 것이 ‘문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22일 홍익대 앞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에서 열린 젊은 문화포럼 두 번째 시간에는 2030세대와 함께 ‘문화예술계 젊은이들의 사회적 미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과>

안이영노 기분좋은 트랜드하우스QX 대표가 “시대 변화에 따라 문화예술계 젊은이들이 느끼는 당혹감, 각오, 정부에 대한 요구는 무엇인지, 이들의 사명이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논의해보자”며 포럼에 불을 지폈다.

먼저 노재정 문화예술교육연구소 에이스벤추라 팀장은 “이 땅의 젊은이들이 사회적 미션에 관해 과연 고민하는지, 그걸 고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조성돼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외부에서는 2030 세대가 좀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세대가 되길 바라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자존감도 확신하지 못하고 정체감도 약한 세대다. 현재 우리 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삶의 비전과 미션을 정립할 기회를 제공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이들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문화예술계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해영 문화예술위원회 지원컨설팅부 컨설턴트는 “현재 홍대 부근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보면 개별적 차원으로 침잠되고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면서 “예술전공자들이 초심을 잃고 ‘대박’부터 꿈꾸는 모습도 많이 보는데,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비전과 균형감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 씨는 이어 “90년 이후 포스트 홍대 문화는 부재하다는 비관적 평가도 있다”며 “하지만 ‘장기하’ 사례처럼 새로운 예술적, 사회적 소통 방식을 통해 문화예술의 미션과 비전을 고민한다면 새로운 판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주연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대표는 “생존의 문제에 허덕이는 문화예술계종사 후배들에게 사회적 미션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일 지도 모른다”며 “사회내 입지, 생존 문제 등을 시스템을 만들어 해결해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 아닐까. 성공한 롤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재정 팀장은 “처음 월 보수 30만원으로 이쪽 일 시작했고 지금도 100만원 가량 받으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데 새로운 멤버 영입은 참 힘들다”며 “돈의 문제일까 비전의 문제일까 고민”이라고 부연했다.

이한호 (주)쥬스컴퍼니 대표는 “어떤 사회적 동기를 갖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동기부여가 잘 될 때 스스로를 위한 안전장치도 만들고 세상을 위한 역할도 하게 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윤성진 문화기획학교 교장은 “40대에 들어선 문화기획 전문가란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 살고 있는지, 이 길을 가도 좋은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있다”며 “현재 어려움은 유사 문화기획자가 많아진 탓도 있다. 매년 1000명 이상의 예술경경 전공자들이 배출되지만 실제 수요창출과 적절한 일자리 확보 방안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윤성진 씨는 이어 “지자체의 경우 문화적 사업 입찰시 매출액, 직원 수 등 외적 조건으로 사업체를 평가해 결국 자본이 영세한 젊은 문화기획자들은 대형 광고대행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집에 생활비 정도는 갖다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선배들과 정책단위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영 문화부 예술정책과 사무관은 “사회 속에서 인간의 소통과 교류, 감동을 창출해 내는 예술의 속성으로부터 사회적 미션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며 “이런 소통과 교류와 감동을 각자의 영역과 장르에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면에서 예술행정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예산, 조직, 인력을 동원해 문화예술 관련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아내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제 미션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로어에서도 다양한 2030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권재현 학생은 “문화예술기획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2030들이 많은데 진입이 쉽지 않고 정보를 접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을, 런던에서 문화산업 관련 공부를 하고 귀국한지 며칠 안 됐다는 김순영 씨는 “기존 토양에서 어떤 문화예술기획의 롤 모델을 찾기보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이슈들(글로벌 환경, 기아, 취업문제 등)로부터 미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포럼이 열린 카페 ‘창밖을 봐, 바람이 불잖아’ 이윤호 대표는 “문화예술 관련 집단들은 세계사적으로 한 번도 풍요로웠던 적이 없고 보헤미안적이었다”며 “생존의 문제에 앞서 고민돼야 할 것은 ‘가난한 평화’를 지켜내는 자기 내적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을 이끌어간 안이영노 기분좋은 트랜드하우스QX 대표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온 자리”라며 “앞으로 민간, 청년 그룹에서도 자체적으로 이런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는 인사로 포럼을 마무리했다.


◆2030 세대들이 꿈꾸는 문화정책·비전 찾기 ‘젊은 문화포럼’
15일~7월1일까지 매주 수요일 홍대앞 카페, 대학로 등서 열려

20~30대 젊은이들과 난상토론을 통해 문화예술분야의 창조적 정책대안을 찾는 ‘젊은 문화포럼’이 15일부터 7월1일까지 매주 수요일 홍대 앞 카페와 대학로, 삼청동 북카페 등에서 10차례 걸쳐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함께 개최하는 이 포럼에는 정진홍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문화계 전문가는 물론 방송작가 김윤경, 이광준 서울도시갤러리추진단 큐레이터 등 20~30대 문화계 활동가와 문화부 내 젊은 정책담당관, 일반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정 발표자 없이 7~9명이 자유토론을 벌이게 될 이 포럼은 ‘문화예술계 젊은이들의 사회적 미션’, ‘문화예술분야의 일자리와 놀자리’, ‘온라인 문화활동의 가치와 미래영역’, ‘21세기 국제교류와 문화적 이슈’ 등 총 10개 세션과 종합 심포지엄(젊은이와 문화정책)으로 진행된다.

특히 주제별 포럼에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청중 자격으로 참석해 젊은이들이 제시하는 신선한 문화비전과 현재 진행되는 여러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제언을 경청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포럼에서 제시된 젊은이들의 다양하고 참신한 의견들을 체계적으로 수렴, 문화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매회 포럼이 끝난 뒤에는 주요 내용이 홈페이지(www.mcst.go.kr)에 게시되고, 정책보고서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포럼 방청 희망자는 담당자 이메일(jschung2@kcti.re.kr)로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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