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은 지나가는 사람?”
행정인턴을 줄여 ‘행인’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지나가는 행인(行人) 아니냐”고 한다.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행정인턴을 단순히 심부름만 하다가 가는 아르바이트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례없는 제도에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을 때, 나 역시 불안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넉 달 남짓 일하며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생각해보면 행정인턴은 ‘지나가는 사람(行人)’보다는 ‘행복한 사람(幸人)’이 더 맞는 것 같다. 행정인턴으로 일한지 벌써 100일. 그 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면, 불확실한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내공을 꽤 쌓을 수 있었다.  

“한지연씨, 아이디어 한 번 내보세요”

내가 일하는 곳은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정책포털운영과로, 대한민국정책포털 korea.kr를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난 온라인 정책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정책포털의 블로그 관리와 정책기자단 운영지원이다.

정책포털 블로그의 경우 각 부처 블로그에서 유용한 정보가 담긴 포스트를 직접 수집해 메인 화면에 소개하고 서비스 도중 발생하는 문제나 관리상 개선점을 개발자와 접촉해 해결해 나간다. 구석구석 살피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던 작은 오탈자를 찾아 고치기도 한다.

블로그는 조만간 개편을 맞는다.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다른 민간포털의 블로그를 참고하며 관련 지식을 쌓았고 사업기획서도 검토해봤다. 이후 기획회의에 참가해 블로그 개선점과 추가기능을 제안했다. 특히 새로운 서비스인 팀블로그 내용에 빠져있던 ‘최소 팀원 유지’와 ‘운영자의 권한 이전 기능’을 추가했다. 팀블로그의 성격을 유지하고, 운영자가 마음이 바뀌거나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이 나 블로그 운영을 그만두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요샌 블로그 개편 이벤트로 머리가 복잡하다. 이벤트를 직접 기획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내 기획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고, 머릿 속 생각을 포털사이트 화면에 그려낸다니 설레고 벅차다. 그러다가도 ‘내가? 혼자? 처음인데? 아무것도 모르는데’ 등 오만가지 걱정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고 있다.

정책기자단 업무의 경우엔 정책기자단 발대식 때부터 참여하고 있다. 매일 올라오는 기사와 퇴고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언젠가는 보도자료를 쓰고 있을 홍보전문가의 자질을 다지고 있다. 정책기자단의 기획회의나 정책현장 탐방 등 관련 행사에도 참여한다.

 

정책기자단 국정원 탐방 기념 (사진제공:국가정보원)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인턴 문화예술연수.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