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실크로드에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 개막해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3개국 ‘한국문화축제’가 현지인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것.

“쁘례끄라스나(정말 환상적입니다).”

28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 알마티 시민들은 한국 전통예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저녁 카자흐스탄 최대 국립극장인 아바이 오페라극장을 가득 메운 800여 명의 관객들은 가야금·대금 선율에 숨을 죽이고 비보이의 현란한 몸짓에 경탄을, 남사당 풍물놀이에는 어깨를 들썩이며 즐거워했다.
 

강정숙 선생의 가야금 산조.

현지 예술단의 공연에 이어 펼쳐진 우리 공연은 전통예술에서 B-boy까지 한국 공연예술의 정수를 정제해 선보인 마치 한 상 잘 차려진 깔끔한 한식 정찬과 같았다.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거나 국빈이 방문했을 때 궁궐에서 추던 춤을 무대화한 화관무로 시작하여 인간문화재 강정숙의 가야금, 국립국악원 원장현의 대금산조가 한국가락의 오묘함을 한껏 뽐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하는 태평무에 이은 ‘리버스크류’의 B-boy 공연으로 객석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특히 리버스크류는 카자흐스탄 전통음악단과 합동공연을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비보이와 현지예술단의 합동공연.

남사당 판굿과 백현순 무용단의 장고춤.

관람객들은 “한국의 음악이 정적인 깊이를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역동적이고 흥겨웠다”면서 “한국의 다채로운 공연문화가 진한 감동을 주었다. 이처럼 신명나는 공연은 처음이며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등의 찬사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공연단의 버스를 가로막고 버스 앞에서 B-Boy, 풍물놀이와 기념촬영을 하는 등 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종료후 커튼콜.

한편 이날 공연장 로비에서 한복복식전도 함께 펼쳐져 이 곳을 찾은 관객들은 전시장을 배경으로 경쟁적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등 한복의 아름다움에도 높은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
 

음식만이 아니라 복장도 대장금 컨셉으로 마련한 한국음식전.

궁중음식 전시장, 음식 뒤의 인형들이 눈길을 끈다.

이와함께 한국교육원에서는 27일부터 30일까지 젊은 층을 위한 한국영화제를 마련 ‘집으로’ ‘봄날은 간다’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상영되고 있다.

남사당과 비보이팀이 영화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영화제에 모인 카자흐스탄 청년들.

해외문화홍보원은 “중앙아시아와 자원외교 등 전략적 우호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문화를 통해 외교를 강화하고 32만명의 고려인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려 한인사회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유럽으로 전달시키는 통로 역할을 해 문화마케팅 전략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한국문화 축제의 의미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