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에서 외국 정상에게 선물한 물건들은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품이 대부분이다. 정상외교의 현장에서 주고받는 선물은 주로 그 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품목들 가운데 선정하기 때문이다.
외국 정상에게 주는 선물들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지향을 아울러 전한다는 의미를 담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외국의 정상이나 사절들에게 전달한 선물의 면면을 살펴보는 일은, 세계인을 향한 우리 자신의 얼굴과 메시지가 어떠한 모습으로 전해지고 있는지를 짚어보는 과정도 될 수 있다.
그동안 청와대에서 해외 정상에게 보낸 선물들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국보 제188호 천마총 금관 재현품. 경주시 황남동 소재 천마총에서 출토된 전혈적인 신라시대의 금관이다. 천마총은 금관, 팔찌 등 많은 유물과 함께 천마도가 발견되어 천마총이라 부르게 되었다. 금관에는 머리 위에 두르는 넓은 띠와 띠의 앞면에 山자형, 뒷면에는 사슴뿔 모양 장식이 있다. 금관 전체에는 굽은 옥이 원형 금판과 함께 달려 있고, 밑으로는 두 가닥의 수식(垂飾)이 장식되어 있는데, 발견 당시에는 대륜에서 분리돼 있었다.
2005년 독일 대통령, 2006년 나이지리아 대통령, 크로아티아 대통령 등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분청사기는 분장회청사기(紛粧灰靑沙器)의 줄임말로서 회청색의 태토에 분을 발라 장식한 사기란 뜻이다. 분청사기의 가장 큰 특징은 백토를 바른 뒤 그 위에 갖가지 무늬를 베풀었다는 점이다. 분청사기는 고려말 청자의 쇠퇴와 더불어 상감청자로부터 출발, 15세기 전반에 다양한 기법을 고안·발전시켜 전성기를 이루다가 16세기 중엽 이후 백자에 흡수됨으로써 자연 소멸된다.
이 작품은 하부가 풍만한 병으로 목과 동체 아래쪽에는 시문하지 않고 맑은 유색을 드러내고 있다.
어깨에는 흑백상감으로 문양을 시문하고 동체에 국화문을 인화시문하였다.
2005년 독일 총리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1592년(선조25)에 발발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철갑선인 거북선을 창제, 실용화했다.
철갑산으로는 세계 최초인 이순신의 ‘창제귀선(創制龜船)’ 은 임진왜란 초반의 잇따른 해전에서 함대의
선봉이 되어 돌격선의 위력을 남김 없이 과시했다. 임진왜란 후 거북선은 ‘창제귀선’에 대한 기술적인 전승을 이루지 못한 채 시대에 따라 변모하여 조선말기까지 각 수영에 존재했다.
이 작품은 순은으로 제작되었고,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총리와 터키의 이스탄불 주지사 등에게 선물로 전달되었다.

한국의 전통 자수는 의복을 장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소한 생활용품에까지 수를 놓아 자수의 범주가 넓었다. 침선(針線)을 잘하는 것이 여자의 미덕처럼 여겨져 왔던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특히 혼인을 앞두고서는 침모를 두어 바느질과 수를 배웠다.
이 작품은 명주실로 수놓은 양귀비 문양의 자수판을 방미목 함에 부착한 것으로, 우리 전통 공예품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주 총리 부인에게 선물한 작품이다.

담뱃대는 잘게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도구로서, 한국에 담배가 들어온 시기는 1618년경이고 담뱃대는 17세 초엽에 보급되었다. 대통(應首), 설대(煙道), 물부리의 3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앞부분은 구부러진 끝에 담배를 담는 대통이 붙어있고, 바닥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설대를 이었으며, 물부리는 입에 물기 편리하도록 끝으로 갈수록 가늘다. 궐련이 보급되어 담배의 수요가 날로 감소됨에 따라 담뱃대는 거의 자취가 사라졌다.
이 작품은 금과 동을 합금해 얇은 판을 만든 뒤 각종 문양을 조각, 조각부에 은상감하는 전통 오동상감기법으로 제작되었다.
터키 총리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화각공예는 재료가 귀하고 제작과정이 까다로워 생산이 많지 않았으나, 화려한 색채와 장식성 때문에 조선시대의 고급혼수품이었다. 제작방법은 속이 비고 투명도가 높은 수소의 뿔을 삶아 종잇장처럼 얇게 펴서 갈아낸 다음, 투명한 부분의 뒤쪽에 식물성 안료로 갖가지 무늬나 그림으로 채색, 나무나 대나무 바탕의 각종 기물에 붙이고 기물의 안쪽과 뼈대 등 화각 이외의 여백을 옻칠을 하여 마감한다.
이 작품은 2~3년생 수소 뿔을 얇게 깎아 투명한 판을 만들고 뒷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린 후 화려한 색상의 안료로 채색해 부착한 고급스런 보석함이다.
터키 이스탄불 주지사 부인에게 선물한 작품이다.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재현품. 청자는 철분이 극소량 들어있는 태토 위에 철분의 장석유를 바르고 환원염으로 구워 유약 속의 철분이 청록색으로 변한 자기를 말하는데, 고려시대 도자공예를 대표한다.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은 고려를 방문한 북송의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高麗圖經)’ 이나 북송 말경의 ‘수중금(袖中錦)’과 같은 기록에서 고려의 비색청자를 천하제일이라고 할만큼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였다. 특히 상감기법으로 문양을 나타내는 독창적인 기법의 창안은 고려청자의 전성기를 꽃피웠고, 다양한 기법과 기종의 청자생산이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주둥이 가장자리에는 여의두문을 백상감하였고, 굽에는 흑백상감으로 연판문대를 둘렀다. 어깨에서 굽에 이르는 몸체에는 6단으로 나누어 흑백 쌍선으로 상감한 동심원문을 어긋나게 배치하고 원문 속에 상감한 운학은 위를 향해 나는 모습으로 시문하였다. 이 원문 밖에도 운학을 시문했는데 모두 아래를 향해 날도록 하여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5년 코스타리카 부통령 등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이 경대는 장미목으로 만들고 외면에 아름다운 자수판을 부착하였다. 자수문양은 적·녹 ·황 ·청 등으로 수놓은 화려한 모란꽃과 암수 한 쌍의 새, 괴석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부귀와 장수, 부부 사랑의 염원이 담겨 있다.
2005년 멕시코 대통령 영부인에게 전달되었다.

노리개는 조선시대 여성의 장신구로서 저고리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부녀자들의 애장품이다. 노리개는 띠돈, 끈, 패물, 매듭, 술 등으로 구성되며 노리개에 다는 패물은 금·은 ·백옥·비취 등 다양한 재료와 혐태 및 길상문양으로 장식되었다. 노리개는 조선시대 궁중과 상류사회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에게 애용되었고, 친가와 시부모로부터 예물을 받아 자녀들에게 물려주어 대를 잇는 가보로 여겨졌었다.
이 작품은 사각형 주머니 바탕에, 가운데는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수자문(壽字文)을 놓았다. 이 수자문은 복을 상징하는 박쥐문으로 에워싸 생동감을 주었다.
2005년 말레이시라 왕비에게 선물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 재현품.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은 국보 제78호와 함께 국내 최대의 금동반가상이다. 머리에 3면이 둥근 산 모양의 관을 쓰고 있어서 ‘삼산반가사유상(三山半跏思惟像)’ 이라고도 불린다. 상체에는 옷을 걸치니 않고 목에 두 줄의 목걸이 외 장식이 없으며, 하체에는 치맛자락을 신체굴곡을 따라 얇게 표현했다. 미소 띤 얼굴에 왼발은 연화대좌를 밟고 오른발은 왼쪽 무릎 위에 얹어 반가의 자세로 사유하는 모습이다. 머리 뒷부분에 는 긴 촉이 있어 광배(光背)를 꽂았음을 알 수 있다. 삼국시대의 완벽한 주조기술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세부 특징에서 일본 광륭사(廣隆寺)에 있는 목조반가사유상과 서로 깊은 관련을 맺고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2005년 필리핀 대통령의 부군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백자는 고령토에 장석질의 유약을 입혀 고화도로 환원염 번조한 순백의 반투명질 자기로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도자공예이다. 백자의 종류는 순백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순백자에 어떠한 안료로 문양을 나타내느냐에 따라 백자청화, 백자철회, 백자동화 등으로 구분한다. 동화기법은 백토에 산화동으로 시문하고 백자유로 시유해서 환원염으로 번조하면 산화동이 환원되면서 붉은색을 나타낸다. 백자동화는 조선후기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힘찬 필력과 당당한 문양을 과시하며 청화나 철외와 같이 사용되는 예가 많다.
이 작품은 백자호에 동백꽃을 동화기법으로 시문하였다. 2006년 인도 대통령에게 선물한 작품이다.

반짇고리는 바느질고리라고도 부르는데 바늘, 실, 골무, 헝겊, 그 밖의 바느질 도구들을 담아두고 사용하는 전통적인 여성 생활용품이다. 재표는 버들, 대, 종이 등으로 만든 것이 많으며 나무로 된 것은 귀한 편이다. 형태는 주로 사각형, 다각형이고 반짇고리 안에는 대부분 한 모서리에 사각형의 뚜껑 달린 작은 칸을 설치하여 별도로 바늘, 단추 등을 보관하다.
이 작품은 화류목, 흑단나무 기물에 십장생과 목단 문양을 전통자수 기법으로 수놓아 네 군대 면에 부착한 것이다. 2006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영부인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국보 제121호 하회탈 재현품.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탈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이다. 하회탈은 현재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이매, 부네, 백정, 할미의 9종이 전해진다. 이밖에 총각, 별채, 떡다리 3종의 탈이 더 있었으나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거행되는 별신굿에 쓰였던 것이며 그 해 탈놀이가 끝난 후 태워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하회탈은 목조탈로 현재까지 전한다. 이 탈의 재료는 오리나무이며 그 위에 옻칠을 2~3겹 칠해 정교한 색을 내고 있다. 턱은 따로 조각해 아래턱을 노끈으로 달아 놀이할 때 움직이게 함으로써 생동감을 주도록 했다.
이 작품은 하회탈의 주요 인물들을 액자에 담아 장식한 것으로 2004년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영국·폴란드·프랑스 방문 시 대상국 인사 등에게 선물하였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재현품. 한국에서 가장 큰 종이며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의 공덕을 알리기 위해 종을 만들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 뒤를 이어 혜공왕이 771년에 완성, 성덕대왕신종이라 하였다. 처음에 봉덕사에 달았다고 해서 봉덕사종이라고도 하며, 아기를 시주하여 넣었다는 전설로 에밀레종이라고도 한다. 종의 입 둘레는 팔능형이고 종머리에는 용머리와 음관이 있다. 특히 음관은 한국의 종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서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한다고 한다. 몸체의 좌우에는 이 종의 내력을 적은 1000여자의 명문이 있으며 앞뒤에는 두개의 당좌(撞座)가 있고 유곽(乳廓) 밑 네 곳에는 구름을 타고 연화좌에 앉아 향로를 받는 공양천인상(供養天人像)이 천의자락을 휘날리고 있다.
2005년 독일 및 터키 국빈 방문 시 독일 측 문화계 인사 등에게 전달되었다.

조선시대 백자청화운룡문병의 형태를 재현한 작품. 백자청화기법은 유악을 입히기 전의 그릇 표면에 코발트계의 청색 안료로 그림을 그린 후, 순백자와 마찬가지로 순도 높은 장석계 유약을 씌워서 변조하는 방법이다. 백자청화에 사용된 안료는 페르시아 일대에서 개발한 것으로, 아라비아 상인의 손을 거쳐 중국을 통해 수입되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회회청(回回靑)이라고 불렀으며 대단히 귀하게 여겼다.
이 작품은 발톱을 세우고 수염을 나부끼면서 여의주를 잡으려는 용을 그린 백자청화운룡문병이다. 주둥이가 약간 벌어지고 긴 목을 가졌으며, 목선이 거의 직선으로 동체부를 향해 내려오다가 급격히 풍만한 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2004년 프랑스 총리에게 선물한 작품이다